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패멀라 폴
이다혜
2024-05-24
328
120*200 mm
9791193166505
19,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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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약간 불편하고 많이 소중했던 시대를

의미와 형식과 사랑과 낭만으로 다시 읽기

〈뉴욕타임스 북리뷰〉 편집장 패멀라 폴의 재기발랄한 에세이

★김지효, 박참새, 손보미, 임지은 추천!

인터넷의 출현과 발달은 우리 삶의 많은 제약을 없앴다. 그러나 사라진 것은 제약뿐일까? 인터넷이 출현하고 발달한 시기를 모두 거쳐온 저자 패멀라 폴은 섬세한 감각으로 지나간 삶의 파편을 더듬어낸다. 엊그제 같은 그때가 점점 먼지 쌓인 과거가 되며 아날로그 시대를 막연한 ‘낭만’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기술이 더 발달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대 기술이 태동하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던 그 시대에 인간이 아직 서로에게 품었던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가 바로 얼마 전 지나온 약간 불편했던 시대에 인간의 행위는 더 풍부한 의미와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의 우리는, 서로에게 더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불편함이 없어진 자리에서 아쉬움을 찾는다. 그때 우리가 느꼈던 감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저자가 터뜨린 타임캡슐에서 쏟아진 무려 100가지 추억을 좇으며 독자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게 된다. 서둘러 오느라 두고 온 과거로부터의 상실을 기억한다면 현재는 더 나은 미래가 될 것이다. 과거를 낱낱이 기억하고, 한 조각이라도 더 이름 붙이자. 우리가 도달한 현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이 더 소중했던 시대를

‘비디오테이프’처럼 뒤로 감아

‘LP판’의 바늘처럼 부드럽게 짚어내는

사소하고 심오한 100가지 이야기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했다. 2010년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완전한 디지털 시대가 문을 열었다. 아날로그 시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아날로그란 어떤 수치를 연속된 물리량으로 표현함을 뜻한다. 아리송하지만 ‘물리량’이라는 대목에서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과연 아날로그 시대에는 많은 것이 오늘날보다 물리적으로 존재했다. 아날로그 시대의 음악은 검고 둥근 ‘LP판’에 담겨 있었고 바늘로 긁어내는 빼곡한 홈으로 존재했다. 또는 ‘카세트테이프’에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어플에 음악이 담겨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보려면 ‘비디오 대여점’에 달려가야 했고 한 편의 영화가 한 개, 또는 러닝 타임에 따라 두 개의 ‘비디오테이프’에 담겨 빽빽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데이터 파일이 넷플릭스 본사에 존재한다고 해야 할지, 어떨지.

인터넷의 출현과 발달은 우리 삶의 많은 제약을 없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출현했으며 이들 세대에게 이전 세대가 겪어온 시간적, 공간적 제약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지금의 우리는 손바닥 안의 기기 하나로 아무 때 아무 곳에서 아무나와 대화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만큼 뒤져볼 수 있다. 우리 삶의 실로 많은 제약이 사라졌다. 그러나 사라진 것은 제약뿐일까? 인터넷이 출현하고 발달한 시기를 모두 거쳐온 저자 패멀라 폴은 섬세한 감각으로 지나간 삶의 파편을 더듬어낸다. 부엌 전화(집 전화), 길 잃기, 공연에 몰입하기…. 저자가 그려낸 구체적이고 재기발랄한 소재와 장면들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함은 물론, 기술의 이기를 마음껏 누리는 오늘날 놓치고 있는 일상의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그때 우리는

더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1970년대 태어난 저자 패멀라 폴은 본인을 ‘X세대’로 칭한다. 세대 구분은 기술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오히려 근간의 기술 발달과 궤를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X세대에서 이어지는 밀레니얼 세대-Z세대-알파 세대는 디지털 매체와 스마트폰을 언제 접했는가, 즉 아날로그 매체를 얼마나 오래 경험했고 기억하고 있는가로 구분된다. 엊그제 같은 그때가 점점 먼지 쌓인 과거가 되며 아날로그 시대를 막연한 ‘낭만’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아날로그 시대가 애틋한 것은 당연하다. 당시 인간은 기술이 부족한 만큼 서로의 존재에 더 의지했다. 세상이 부족한 만큼 서로가 서로의 영혼을 채우고 지탱했다. 동시에, 고유의 불편함과 어려움도 분명 있었다. 그 다채로운 ‘낭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가? 없다.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기술이 더 발달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대 기술이 태동하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던 그 시대에 인간이 아직 서로에게 품었던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가 바로 얼마 전 지나온 약간 불편했던 시대에 인간의 행위는 더 풍부한 의미와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많은 것을 감수하며 살았다. 그때의 우리는, 서로에게 더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불편함이 없어진 자리에서 아쉬움을 찾는다. 우리는 모든 것이 더 쉽고 편리해진 세상에서 어쩌면 크고 작은 낭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지.

과거와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소하고 심오한 100가지 유실물

과거를 이야기함은 결국 우리의 현재와 나아갈 미래를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막 지나온 과거를 황급히 창고에 욱여넣기는 아직 이르다. X세대의 한 사람이자,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시대를 거쳐온 인간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며, 〈뉴욕타임스 북리뷰〉 편집장이자 〈뉴욕타임스〉 출판 지면 및 주간 북리뷰 팟캐스트를 담당해온 저자는 특유의 감각으로 과거 우리 삶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장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앞선 시대에 두고 온 줄도 몰랐던 100가지 유실물로 재기발랄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회사 일을 완전히 잊을 수 있던 병가,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서성이던 학교 도서관, 지도를 펼치고 모험처럼 나서는 초행길, 오로지 주선자의 정보에만 의존했던 소개팅, 사전과 유인물에 의지해 풀어내던 숙제….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물건과 상황과 사건만 소개하지 않는다. 그때 우리가 느꼈던 감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저자가 터뜨린 타임캡슐에서 쏟아진 무려 100가지 추억을 좇으며 독자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게 된다. 이 책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은 [씨네21]이다혜 기자가 맡았다. 영화와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전달하는 데 진심인 옮긴이의 지휘로 국내 상공에 날아온 이 책은 사회학자, 소설가, 시인, 산문가의 추천과 함께 착륙한다. 《인생샷 뒤의 여자들》저자 김지효, 《사랑의 꿈》저자 손보미, 시인 박참새, 《헤아림의 조각들》저자 임지은 네 화제의 인물 모두 저자에게 열띤 동의를 보낸다. 무엇보다, 우리는 알고 있다. 함께 추억을 이야기하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우리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어제를 기억하자,

오늘이 더 나은 미래가 되도록

전 지구가 대변혁의 시대를 막 지나온 오늘날, 저자뿐 아니라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의 산증인이다. 개인의 아주 사소한 이야기가 인류의 가장 심오한 주제가 될 수 있다. 기억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열심히 추억하자. 그래 그런 물건이 있었지! 그런 감정을 느꼈지! ‘여름 합숙 캠프’의 소녀들처럼 함께 지나온 시간을 모닥불 삼아 둘러앉고 서로의 추억을 나누고 기억하자. ‘다이어리’에 직접 가까운 사람의 생일을 써두고 ‘손으로 쓴 편지’를 건네던 날들에 우리가 서로에게 쏟았던 시간과 주었던 의미와 한 인간이 한 인간에게 베풀 수 있었던 마음을 기억하자. 서둘러 오느라 두고 온 과거로부터의 상실을 기억한다면 현재는 더 나은 미래가 될 것이다. 과거를 추억함은 결국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일이다.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과거를 낱낱이 기억하고, 한 조각이라도 더 이름 붙이자. 우리가 도달한 현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 더 좋은 시대에 도착하기 위해. 나아갈 미래를 위해. 어쩌면, 미래 세대에게 ‘꽤 괜찮았던 과거’로 남을 오늘이 되기 위해.

옮긴이의 말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 좋았다는 식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상실했음 또한 인정하게 된다. 이젠 받아들여야 할 때다. 잠깐, 이 책과 함께 조금만 더 그리워하고 나서.

_이다혜(‘옮긴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