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기술에 관하여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정영목
2017-10-25
312
132*204 mm
979-11-85585-42-0
18,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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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혁명 100주년 기념 한국어판
1917년 2월혁명과 10월혁명 사이,
가장 뜨겁고 순결했던 레닌의 심장을 기록하다

2017년 10월,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이하여, 러시아혁명이 촉발된 1917년 2월혁명부터 러시아혁명을 완수한 10월혁명까지 레닌이 기록한 핵심 문서들을 출간한다. 이 책에 실린 레닌의 문서들은 이 놀라운 정치적 인간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증언하며, 역사의 특별한 순간의 의미와 기회를 간파해내는 레닌의 능력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1917년 2월혁명부터 10월혁명 사이에 레닌이 기록한 문서들을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고 해설했다(지젝의 해설은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2 – 레닌의 유산: 진리로 나아갈 권리』로 출간). 지젝이 주목한 것은 ‘생성 중인 레닌’이다. 즉 아직 ‘소비에트 제도 레닌’이 되기 전, 열린 상황에 내던져진 레닌이다.

 

“레닌이 위대한 것은 이런 재앙과 같은 상황에서
성공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17년 2월 레닌은 익명의 정치적 이주자로 취리히에 좌초해 있었으며, 러시아와 연락할 수 있는 믿을 만한 통로도 없었다. 러시아 상황도 대부분 스위스 언론을 통해 접했다. 그런데 그는 그해 10월에 세계 역사상 최초로 성공한 사회주의혁명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도대체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월혁명 직후 레닌은 혁명적 기회를 포착해냈다. 러시아에서 혁명적 사태가 벌어져 부르주아 임시정부가 들어서고 페트로그라드 소비에트 집행위원회가 구성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레닌은 ‘곧바로’ 이 책에 실린 첫 글 「멀리서 쓴 편지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독일이 제공한 열차 편으로 러시아에 귀국하여 「4월테제」를 발표했다. 상황은 암울했다. 볼셰비키당의 저명한 지도자들 가운데 레닌의 혁명 전술을 지지한 유력 지도자는 전무했으며, 당의 동료들 대다수도 처음에는 레닌의 제안에 경멸을 드러냈다. 그러나 레닌은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선제 파업을 조직하는 등 혁명을 선도적으로 추동하고 실행해냈다.

“‘혁명적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판에 박힌 의례적 표현으로, 관습적인 통칭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본다면, 민주주의자라는 것은 소수가 아니라 인민 다수의 이익을 현실적으로 계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혁명가라는 것은 낡고 해로운 모든 것을 가장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사람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본문에서)

“이것이 우리가 여전히 뭔가 배울 것이 있는 레닌이다. 레닌이 위대한 것은 이런 재앙과 같은 상황에서 성공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지젝의 서문에서)

 

'독창적인 혁명 전략가 레닌'에서부터
'상연(上演)된 유토피아의 레닌'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

차르 체제를 무너뜨린 2월혁명부터 민주주의적 체제를 수립한 10월혁명에 이르는 기간에 기록한 레닌의 텍스트보다 이 위대함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없다. 이 책의 첫 글(「멀리서 쓴 편지들」)은 레닌이 독특한 혁명적 기회를 처음으로 파악하는 과정을 드러내며, 마지막 글(「페테르부르크 노동자·병사 대의원 소비에트 회의」)에서는 볼셰비키의 권력 장악이 완결되었음을 선언한다.

레닌이 만일 혁명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곧바로 그 기회에 응전하지 않았다면, 혁명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고, 즉 혁명을 반복하자고 완강하게 고집한 사람은 레닌 혼자였다. 이 책에 추려 모은 레닌의 텍스트로부터 우리는 레닌이 자신의 전망을 밀어붙이던, 고집스럽고, 끈기 있고, 종종 좌절감을 안겨주던 혁명적 작업들을 일별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의 문제는 회피하거나 옆으로 치워둘 수 없다. 권력은 혁명의 발전에서, 그리고 대외 정책과 국내 정책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핵심 문제이기 때문이다.”(본문에서)

“‘독창적인 혁명 전략가 레닌’에서부터 ‘상연(上演)된 유토피아의 레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 글들에서 인식하게 되는 것은 생성 중인 레닌이다. 아직 ‘소비에트 제도 레닌’이 되기 전, 열린 상황에 내던져진 레닌이라는 것이다.”(지젝의 서문에서)

 

시리즈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소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1 – 혁명의 기술에 관하여』에서 1917년 2월혁명과 10월혁명 사이에 쓴 레닌의 텍스트를 추려 모은 뒤,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2 – 레닌의 유산: 진리로 나아갈 권리』에서 21세기 레닌의 사유를 재창조해낸다. 러시아혁명의 가장 긴박한 순간에 쓴 레닌의 텍스트에 기반해 지젝은 자신의 철학적 방법론과 아이디어로 레닌의 기획을 재사유하여, 레닌이 기획했으나 실행하지 못한 것, 사유했으나 실천하지 못한 것, 나아가 레닌이 미처 사유하지 못한 것, 다시 말해 레닌을 ‘파국’과 ‘혁명’ 사이에 놓인 우리 시대의 문제로 호명해낸다.

지젝은 레닌주의의 파산을 선언하는 지적 유행을 거슬러 레닌의 기획과 실천을 다시 사유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레닌을 단순 반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낡은 교조적 확실성을 가리키는, 노스텔지어에 젖은 이름”으로서의 레닌이 아니라, “낡은 좌표가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 상황, 재앙에 가까운 그런 새로운 상황에 내던져지는 근본적인 경험을 했던”, “그런 상황에서 다시 마르크스주의를 만들어내야 했던 레닌”을 다시 건져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세기 초 오랜 진보주의의 시대가 정치·이데올로기적으로 붕괴한 파국적 상황에서 혁명적 기획을 다시 만들어낸 레닌의 기획을, 현재의 세계적인 조건에서 반복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Verso에서 출간한 Revolution at the Gates를 우리말로 옮겼다. Revolution at the Gates는 2002년 처음 출간되었으며, 2011년 The Essential Žižek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2008년 교양인에서 출간된 『지젝이 만난 레닌』은 2002년판을, 2017년 생각의힘에서 펴낸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1 – 혁명의 기술에 관하여』와 『파국과 혁명 사이에서 2 – 레닌의 유산: 진리로 나아갈 권리』는 2011년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