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과 혁신으로 읽는 하루 10분 세계사
송성수
2018-01-02
352
145*225 mm
979-11-85585-46-8 03400
16,000 원

 

★ 2018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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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매체 ‘종이’부터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로봇’까지

 

놀라운 기술이 탄생한 순간, 그 찬란한 순간들로 빚어낸 혁신의 세계사!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삶이 전혀 다른 조건에서 다시 시작될 것처럼 떠들썩하다. 이 ‘혁명’에 실체가 있는지, 정말 오는지 문제와는 별개로 기술의 변화가 인간의 삶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는 최근의 화두인 빅데이터나 인공지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번뜩이는 발명의 순간들이 거듭될수록 인간의 삶과 인류 문명은 조금씩 다른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때에 따라서 작은 혁신처럼 보이는 것들이 거대한 사회 변화의 단초가 되거나 보통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버리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수많은 독자를 불러 모으며 절찬리에 연재된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을 엮어낸 이 책은 역사 속 발명과 혁신의 흐름을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종이에서 로봇까지, 문명의 태동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물일곱 개의 발명과 혁신이 어떤 기술적 원리로 작동되며, 어떻게 역사적 전환의 변수로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연재에 덧붙여 책에서는 기술 변화의 성격과 기술사적 의의, 역사적 정황에 대한 폭넓은 배경지식을 보강했다. 고대의 발명부터 산업혁명기의 폭발적 혁신, 고도로 정교해진 현재의 기술에 이르기까지 각 항목을 열 쪽 정도로 구성해, 하루 10분 부담 없이 넘겨 읽다보면 세계사를 과학기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0년 동안 최고의 발명은 피임약이다?
백 년 전, 대세는 가솔린이 아니라 전기 자동차였다?
단 하루도 없으면 살 수 없는 전 세계적 네트워크는 이미 19세기 말에도 있었다?

오늘날 우리 삶과 세계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살피는 데는 전쟁사, 정치사, 문화사 등 다양한 역사적 관점이 동원된다. 이 책이 택한 방법은 바로 기술사이다. 기술사만큼 우리의 실생활과 상관성이 큰 것도 없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혁신은 대개 개인적, 사회적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고, 이러한 혁신은 다시 인류 문명의 사회, 문화에 서로 영향을 끼치며 발전해왔다. 문명사를 들여다보면 최초의 매체인 종이, 전쟁의 성격을 바꾼 화약, 인간이 아닌 자연의 힘을 이용해 바다를 건너게 해준 돛 등 작은 변화처럼 보이는 발명과 혁신이 인류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큰 변수가 되기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보자.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린 화이트 2세는 말을 탈 때 두 발을 디디는 용도로 쓰는 작은 물건인 등자가 중세 유럽 사회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등자로 인해 ‘기마충격전투’라는 새로운 전투법이 가능해졌고, 이를 수행하는 전사들이 교회의 소유였던 토지를 분배받으면서 전사들이 사회를 지배하는 봉건제가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기술이 사회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기술결정론’이라며 반박당하기도 했지만, 기술이 사회 변화의 ‘문을 열어준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할 만하다. 한편 옥스퍼드 대학교의 콜린 블레이크모어 생리학과 교수는 지난 2,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피임약을 꼽았다. 작은 알약이 성 해방을 촉진하고 페미니즘을 고취한 것은 물론 서양 사회의 가족 구조와 분업에 대한 관념까지 바꾸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19세기 말에 발명된 전신은 지금의 인터넷처럼 단 하루라도 없으면 전 세계 언론, 운송, 주식시장은 물론 국민 생활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었고, 통조림의 발명은 나폴레옹이 일으킨 전쟁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타자기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함으로써 ‘여성을 해방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역사 속 번뜩이는 혁신의 순간들은
우연이었을까, 엄격한 교육의 산물이었을까

발명과 혁신의 과정도 흥미롭다. 이 책은 과학이 어떻게 우리 삶에 유용한 기술로 변화했는지 그 번뜩이는 순간을 포착한다. 페니키아의 천연소다 무역상이 강변에서 식사를 준비하려고 냄비를 받칠 돌을 찾던 중 마땅한 돌이 없어서 소다 덩어리를 받침대로 대신한 것이 첫 번째 유리를 탄생시켰다. 소다 덩어리 위에 솥을 얹고 불을 지피자 소다 덩어리가 강변의 흰 모래와 섞이면서 투명한 유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비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인류가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다. 고기의 기름이 재에 떨어져 혼합되면서 비누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천연염료가 귀족들의 사치였던 시절, 보통 사람들의 옷에 처음으로 색깔을 입힌 인공염료의 첫 개발은 세간에 알려진 대로 우연적인 발견이 아니라, 엄격한 화학 교육의 산물이었다.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퍼킨은 말라리아에 효과적인 물질인 퀴닌quinine을 인공 합성하는 실험 중에 아닐린에서 보라색 염료를 추출해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학과 기술의 관계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새롭게 정립된다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면 기업체가 사내 연구소를 설립해 산업적 연구를 수행하면서 과학과 기술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이 마련되기 시작한다. 머신러닝, 인공지능, 로봇 등 현재 과학기술의 최전선이 형성된 곳도 IT 기반 거대 기업의 연구실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폭발적인 혁신의 연속을 만드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 그러한 시대에 과학과 기술의 상호작용 그리고 그로 인한 산업이 어떤 식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왔는지 살피는 일만큼 흥미롭고 시급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