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지혜
엘리 H. 라딩어
전은경
2018-08-10
292
135*215mm mm
979-11-85585-56-7 03490
17,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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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마존·슈피겔 베스트셀러
전 세계 15개국 판권 수출 화제작!

인류는 왜 원숭이가 아니라 늑대를 택했을까?
사회생활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늑대
그들은 장난 심한 익살꾼이자 인간의 위대한 스승이다

“가족을 사랑하라, 당신에게 맡겨진 이들을 돌보라, 절대 포기하지 말라, 노는 일을 결코 중단하지 말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늑대들의 원칙’이다. 늑대들은 늙은 늑대와 부상당한 늑대를 정성껏 돌보고, 새끼들을 사랑으로 양육하며, 놀 때 모든 것을 잊고 몰입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늑대는 생각하고 꿈을 꾸며 계획을 세우고 서로 소통하며, 다른 그 어느 동물보다도 우리 인간과 비슷하다. 세계적인 늑대 전문가인 엘리 H. 라딩어는 가족의 의미와 신뢰, 인내심, 지도력, 신중함, 실패나 죽음을 대하는 방식처럼 우리가 삶에서 갖춰야 할 가치의 본보기를 늑대들이 체현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늑대의 삶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놀라운 지식을 알게 되고 또 늑대가 인간이라면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늑대, 인생의 나침반이 되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 늑대의 놀라운 세계를 소개한다. 늑대만큼 인간과 비슷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동물은 없다. 늑대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인간보다 더 능숙하고 더 현명하며 더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흔히 사람들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침팬지를 꼽지만, 지은이의 생각은 다르다. 수컷 영장류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거나 늙은이를 돌보지 않지만, 늑대는 다르다. 늑대는 인간처럼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를 돌본다. 이 같은 ‘돌봄’의 특성이 인간과 늑대 사이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지은이는 원래 변호사로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다. 변호사로서 범죄, 이혼, 주인과 세입자의 갈등 등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잔뜩 접하면서 지은이는 자신을 불행에서 구원해줄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찾은 도피처이자 치유제이자 앞으로 나아갈 길은 바로 늑대였다. 생물학도 전공하지 않은 지은이는 늑대와 가까워지기 위해 멀리 미국까지 가게 된다. 처음에는 인디애나주의 ‘늑대공원’에서 시행하는 사육 늑대의 행동연구 실습생 모집에 지원해 늑대의 생태를 공부했고, 거기서 반년을 보낸 후 이번에는 야생 늑대를 접하기 위해 아예 미네소타주의 옐로스톤으로 떠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자연 상태의 늑대를 만나보기란 쉽지 않다. 한반도에서도 일제강점기 이후 늑대가 멸종되어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는 늑대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미국도 무분별한 포획으로 1920년대 이후 늑대의 씨가 마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1995년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캐나다 회색늑대를 ‘재도입’했고 늑대들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 이제 이곳에는 100마리 이상의 늑대가 10개 이상의 무리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지은이 엘리 라딩어는 1995년 옐로스톤에 늑대가 ‘재도입’되었을 때부터 그곳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기 시작하여 25년 이상 야생 늑대의 삶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놀라운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책 속에는 늑대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일반인들은 늑대 하면 『빨간모자』나 『아기돼지 삼형제』 같은 동화의 ‘악당’으로서 늑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복잡한 그들의 사회적 행동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 도덕이나 책임, 사랑과 같은 개념은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늑대들이 “스승이자 영감의 원천”이라고까지 이야기하며, 인생의 난제들을 만났을 때 ‘늑대라면 어떻게 할까?’를 마음속에 떠올리고 해답을 찾는다. 늑대의 어떤 점이 지은이를 그토록 매혹시킨 것일까?


늑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선 늑대들은 서로를 돌본다.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 사는 늑대들은 리더 늑대 한 쌍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간다. 온 가족이 힘을 합쳐 새끼를 기르고, 다친 늑대를 돌보며, 늙어서 스스로 먹이를 조달할 수 없는 늑대를 먹인다. 이들은 “사심 없이 이타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서로를 돌본다. 늑대들은 무리의 이익을 위해 강력한 지도자의 지휘 아래 서로 협력한다. 

우두머리 늑대의 강력한 지도력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은 편이다. 리더 늑대를 소위 ‘폭군’처럼 군림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서열에 따라 지배하고 억압하는 관계는 사회적인 동물인 늑대를 인위적으로 한데 모아두었을 때 생기는 부자연스러운 관계일 뿐이다. 야생 상태에서 늑대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자기 역할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누구나 지휘할 수 있다. 젊은 늑대가 무리를 이끈다고 해서 리더 늑대의 체면이 상하는 일도 없다.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경험이 많은 리더 늑대들이 나선다. 그럴 때 리더 늑대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다른 늑대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할 필요가 없다. 

경험이 생존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다 보니, 늙은 늑대에 대한 늑대 가족의 대접도 극진하다. 물론 늙은 늑대는 물리력으로 사냥에 도움을 줄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이든 늑대의 경험은 무리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지은이에 따르면 무리에 늙은 늑대가 단 한 마리만 있어도 무리의 생존 가능성은 150퍼센트가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나이든 늑대는 늑대 무리에게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점점 노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인간사회와 큰 대비를 이루는 늑대의 특성이다.

늑대들은 놀이의 천재이기도 하다. 재미와 기쁨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아이 늑대도, 어른 늑대도 놀이를 즐긴다. 그리고 놀이를 통해 늑대들은 학습하고 훈련한다. 새끼 늑대들은 놀이를 하면서 페어플레이와 협동,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배운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부상당할 가능성이 생기고, 자기가 너무 거칠고 배려 없이 행동하면 상대방이 놀고 싶은 마음을 잃는다는 사실도 체험한다. 
그리고 늑대들은 슬퍼한다. 무리의 일원을 잃었을 때 그들은 상심하고 애도의 기간을 가진다. 재미와 기쁨뿐 아니라, 슬픔도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떤 늑대는 배우자가 죽은 후 상심으로 그 자신도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늑대와 함께 살아가기

지은이는 늑대의 생태를 관찰하여 얻은 놀라운 진실들을 전하며, 거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들을 짚어낸다. 그리하여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 법을 늑대에게서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25년 이상의 경험에서 얻은 생생한 이야기들, 그중에서도 기억할 만한 특별한 늑대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써 지은이는 이 매혹적인 동물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늑대에게서 배워야 할 특질들을 짚어낸다. 그리고 늑대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고 편견을 깨뜨리려 노력한다. 인간의 선입견이 늑대들의 생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알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늑대를 무조건 터부시하는 입장에 반대하는 한편, 무조건 신성시하고 이상화하는 견해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둘 다 사실이 아니고, 인간이 자연 속의 늑대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어느 쪽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야생의 늑대가 늘어나면서 인간사회와의 충돌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은이의 고국인 독일에도 통독 이후 야생 늑대가 돌아왔고, 이에 따라 “양치기는 가축을, 사냥꾼은 사냥감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걱정한다. ‘문명세계’에 늑대가 인간과 공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지은이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는 지당한 사실을 짚어준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늑대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울 때라고 역설한다. 

책 말미에는 이 책을 읽고 늑대의 매력에 빠져 직접 늑대를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도 수록해두었다.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늑대의 사진들도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다. 지은이가 소개하는 장난스럽고 용맹하고 느긋하고 또 신비한 늑대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다.